나의 이야기

[스크랩] NLL, 인간은 진실을 버릴 때 짐승이 된다

천안한화빙그레 2013. 8. 6. 08:47

NLL, 인간은 진실을 버릴 때 짐승이 된다
[김갑수 칼럼]장 대령과 신 목사와 이 대위
김갑수 | 2013-08-01 09:03:5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7월 31일 내가 팟캐스트 ‘국민이 갑이다’에서 NLL의 진실에 대해 말하자 매우 진지한 질문이 댓글로 달렸다. 이 질문은 요즘 건전한 다수 시민이 가지고 있는 의문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상세히 답변해 보고자 한다. 사실 나는 이미 페이스북에 서너 차례, 그리고 멀리는 <오마이뉴스>, <주권방송> 대담, 국회토론회 등에서 NLL의 진실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노무현과 문재인의 공동어로구역 문제가 겹치면서 더욱 진실이 흐려지게 된 것이다. 먼저 질문 내용을 소개한다.

 

국민이 갑이다 24회 2부-대북정책 파탄 내는 이명박근혜, 계엄령까지?

 

<질문>

항상 재미있게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이번 24회 2부 방송 중에 하신 말씀 중에 의아한 점이 있어서 여쭤 봅니다. 김갑수 ...선생님이 NLL 대화록에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과 합의한 평화수역이 NLL과 북한이 주장하는 (선) 사이로 했고 등거리 등면적은 지금의 기회주의자인 김장수의 안이라고 말씀하시면서 NLL은 포기한 게 아니라고 하셨는데(하면서) 그 근거로는 실체가 없는 선이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얘길 하셨는데 이점에서 굉장히 혼돈이 되(어)서 여쭤봅니다.

 

1.노무현대통령이 합의한 평화수역이 김정일이 주장한 NLL과 북쪽에서 주장하는 해상경계선 사이로 한다는 게 맞나요? 계속 이어지는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알고 이해했던 거하고 너무 틀려서(달라서) 혼동스럽네요. (2)만약에 김갑수 선생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것이 사실이라면 새역적당에서 억지 부리면서 얘기하는 게 억지 주장이 아니라는 얘기인가요? 그렇다면 단순히 실체가 없는 선이라는 주장이 현실적인 문제에 있어서 논리가 국민들한테는 더 설득력이 있지 않나요?
- 이상 아이디 ‘수구꼴통박멸’의 질문, ( ) 글은 필자 보강.

 

<NLL의 공인된 진실>

 

원래 NLL이란 북방한계선으로서 SLL(남방한계선)과 함께 육지 휴전선에 그어진 선이다. 남과 북 각각 2km씩 할당되어 세로 4km 가로 155마일로 이어지는 면적이 비무장지대 즉 DMZ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비무장지대니까 군대가 주둔하지 않고 민정경찰이 관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문제는 바다 경계선이다. 섬이 없는 동해는 비무장지대를 연장하면 자동 해결되지만 서해의 경우는 다르다. 남측 영토인 서해5도, 즉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가 북측 바다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역시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정전협정 당시 서해 쪽의 남북 경계선은 합의된 바가 없다.

 

그런데 미 해군은 북방한계선 즉 오늘의 NLL을 작전통제선으로 비밀리에 임의 설정했다. 만약 이것을 영토경계선으로 삼는다면 이것은 북측의 황해도 해안을 거의 봉쇄하는 선으로서 ‘모든 봉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정전협정 규약에도 위반되고 국제해양법에도 저촉된다. 물론 유엔사에서도 이 선을 영토선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문제는 남측의 반공수구주의나 호전주의자들에게 있다. 그들은 조중동과 새누리당 세력이다. 그들은 영토선도 아닌 것을 영토선이라고 우기면서 마치 NLL을 독도처럼 만들어 절대 사수해야 할 선으로 여론조작을 해왔고 이것이 다수 국민에게 먹혀든 것이다. 이에 대응하여 북측은 해상경계선을 따로 설정 발표했다. 나는 이렇게 됨으로써 남측이 주장하는 NLL과 북측의 해상경계선 사이의 면적이 일종의 비무장지대가 된 셈이라고 생각해왔다.

 

<문재인의 NLL은 왜 노무현의 것과 다른가>

 

우리가 이성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진실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007년 정상회담에서 노무현과 김정일이 합의한 공동어로구역은 분명히 국방부와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NLL과 해상경계선 사이에 위치하는 지점이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과 민주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정일과 노무현의 대화록 중에서 핵심 부분을 읽어 보자.

 

김정일> “우리 의견은 앞으로 국방장관급에서 논의되겠지만 내 생각 같아서는 군사경계, 우리가 주장하는 군사경계선, 또 남측이 주장하는 북방한계선, 이것 사이에 있는 수역을 공동어로구역, 아니면 평화수역으로 설정하면 어떻겠는가.”

 

노무현> “위원장이 지금 구상하신 공동어로수역을 이렇게 군사 서로 철수하고 공동어로하고 평화수역이 말씀에 대해서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단지 딱 가서 NLL 말만 나오면 전부다 막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인데 위원장하고 나하고 이 문제를 깊이 논의해볼 가치가 있는 게 아니냐...그러나 이게 현실적으로 자세한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시끄럽긴 되게 시끄러워요.

 

그래서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안보군사 지도 위에다가 평화경제지도를 크게 위에다 덮어서 그려 보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해평화협력지대라는 큰 그림을 하나 그려놓고, 어로협력 공동으로 하고 한강하구 공동개발하고, 또 자유로운 동산? 특히 인제 대충 지역이 개발이 되면 해주를 비켜서라도 개성공단 연장선상에 계획이 서고? 되면 그 길을 위한 통로, 통로를 좁게 만들게 아니라 전체를 평화체제로 만들어 쌍방의 경찰들만이 관리하자는 겁니다.”

 

위 대화는 김정일의 제안에 노무현이 거의 동의, 화답했음을 알려 준다. 다만 이것을 새누리처럼 ‘NLL을 포기한 것’이라고 한다면 억지 선동이 된다. 노무현은 NLL과 해상경계선 사이의 군사개념을 평화개념으로 덮어버리자고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박근혜가 DMZ를 평화공원으로 이용하자고 한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발상이다.

 

<야비한 것은 박근혜 집단, 유감스럽게 문재인도 오십보백보>

 

이를 가장 야비하게 이용한 것은 물론 박근혜 집단이다. 박근혜는 대선토론회에서 문재인에게 ‘NLL 포기하는 집단에게 정권 맡길 수 없다’고 선제공격을 가했다. 이에 문재인은 ‘공동어로구역은 NLL 기점 등거리 등면적이므로 NLL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고 답변한다.

 

기실 사태는 여기에서부터 잘못된 것이다. 나는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킨 것은 문재인이었고 이것은 그의 부정직함과 관련된다고 본다. 분명히 노무현은 정상회담에서 ‘등거리 등면적’을 거론한 적이 없다. ‘등거리 등면적’은 상식적으로 보아 이치에 크게 어긋날 뿐더러 이후 노무현 임기 한 달을 남겨 놓은 시점의 남북장관회담에서 기회주의적 반공주의자 김장수 국방장관이 북에다 대고 억지를 부린 안에 불과하다.

 

문재인> “만약 그 때 노대통령과 참여정부가 북한의 주장대로, NLL과 북측 주장 해상경계선 사이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하려했다면, 그 의도가 어디에 있건 NLL을 포기했다고 비난할 만합니다. 그러나 노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준비해서 북측에 요구한 방안은, NLL을 손대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NLL을 기선으로 해서 남북으로 등거리 또는 등면적의 수역을 공동어로구역으로 하자는 것이었습니다.”(문재인 최근 발언)

 

<이정희만 노무현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 형국>

 

이렇게 여전히 문재인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번에는 문재인과는 사뭇 다른 이정희의 말을 들어 보자.

 

이정희> “(노무현 대통령이) 정말 그랬다면, 맞는 말씀 아니냐.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저는 박수쳐 드리고 싶다. 새누리당은 이것이 북의 월선을 조장해 국기를 문란하게 한 것이라면서 대북게이트 국정조사를 하겠다고 한다… NLL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그은 선이지, 남북 간에 합의된 해상경계선이 아니다… 더구나 남북정상이 10.4 선언으로 서해평화협력지대 창설을 약속하지 않았나. 서해 해상경계선이 없어 일어나는 문제의 해결원칙과 방법이 이미 남북 간에 공식 합의되어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미 5년 전 오늘, 'NLL은 처음에는 우리 군대의 작전금지선이었다. 이것을 오늘에 와서 영토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국민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5당 원내대표 간담회에서 말씀하신 일이 있다.”

 

계속해서 이정희는 민주당과 문재인의 맹점을 파고들었다.

 

“무엇이 두렵나? 수구보수집단의 종북 공세가 두렵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미 뛰어넘은 역사왜곡과 분단의 금기에 또 다시 갇혀버리는 야당이 도대체 어떻게 역사를 진전시킬 수 있냐?... NLL의 진실을 외면하기에 서해위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어선 남하에 전투기가 발진하고 경고사격을 단행하는 위험천만한 무력대응이 자행되고 있다… 민주당이 침묵한다면, 통합진보당이 10.4 선언을 지키겠다.”

 

<진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버리는 자가 누구인가>

 

14명의 목사가 체포되었다. 그 중 12명은 사형을 당했고 두 명만 살아남았다. 한 명은 미쳐버렸고 나머지 한 명 신 목사만 은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장 대령은 순교한 12명의 목사를 추모함으로써 종교적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 장 대령의 명령을 받은 ‘나’(이 대위)는 신 목사를 만나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다.

 

진실인 즉 12명의 목사는 순교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을 팔며 목숨을 구걸하다가 죽음을 당한 것이었고 끝까지 신을 부정하지 않았던 두 명 중에 하나는 공포심으로 미쳐버렸고 신 목사만이 의연히 신을 지키다가 살아남게 된 것이었다. 이런 역설은 14명의 목사를 취조했던 공산주의자 장교가 비정상적으로 양심적이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신 목사는 끝까지 증언을 거부한다.

 

이것은 김은국의 소설 <순교자>의 주요 내러티브다. 마지막으로 ‘나’와 신 목사의 대화를 제시한다.

 

나 : "목사님, 사람들은 이미 진상을 요구했습니다. 그들에게 진실을 애기하십시오."

그(신 목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찻잔을 움켜쥔 채 준열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젊은 친구, 그들이 진실을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소?"

 

여기서 장 대령은 누구인가? 그리고 신 목사와 ‘나’ 둘 중에서 누가 정당하고 누가 부당한가?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사실 신 목사 같은 이야말로 진실을 가장 교묘하게 은폐하는 악덕을 범하는 인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정동영과 신민주시대
글쓴이 : 컬리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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