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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경제인인터뷰] Mr. 면박사의 면 사랑이야기

천안한화빙그레 2013. 8. 20. 08:09
Mr. 면박사의 면 사랑이야기
면 ․ 면소스 전문기업 ‘면사랑’ 정세장 대표

 

김선민 기자 sunmina72@hanmail.net

 

“지금 회의 중이시거든요. 여기 앉아서 잠시만 기다리시겠어요?” 기다리는 동안 한눈에 들어온 것은 벽면을 채운 ‘면사랑’의 다양한 제품들이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아 출출함을 느낄 때 쯤, 회의실의 문이 열렸다. 한 시간 남짓한 인터뷰로 알게 된 정세장 대표(55)는 우동 면발처럼 부드러웠고, 가끔은 스파게티 소스처럼 톡톡 쏘기도 했으며, 칼국수 국물처럼 시원한 사람이었다.

 

한 우물에만 집중하는 힘

 

   
면사랑이라는 브랜드가 첫 걸음을 내디딘 지 올해로 10년째. 경쟁 기업들에 비하면 비교적 짧은 역사지만, 면사랑은 차근차근 면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대표가 면 사업을 구상한 것은 삼성전자 가전 해외본부에서 마케팅과 수출업무를 담당하던 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이 일의 핵심이었어요. 조금씩 지쳐갈 때쯤 스스로 제품을 기획하고,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우연히 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그는 91년 국수 건면을 만드는 공장을 설립하게 됐다. 3년이 흘러 어느 정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해지자, 그는 생면과 소스 시장에 눈을 돌렸다. “공장을 가동하기 전, 일본의 면 공장과 면 기계 제조업체를 다니면서 일본의 면 시장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큰 규모로 발전한 일본의 면 시장을 보면서, 점점 생면 분야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97년부터 면사랑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직접 생면을 제조하고, 다양한 소스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면사랑은 곧바로 붓기만 하면 되는 ‘물냉면 스트레이트 육수’를 최초로 시장에 선보였고, 생면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로 냉장면 시장을 주도해왔다. 

 

면사랑은 2004년 오뚜기와 제휴를 맺고 전국의 할인점, 백화점, 마트에 40여 가지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제품의 기획, 개발, 생산, 포장, 디자인은 면사랑이, 영업과 판촉활동은 오뚜기가 담당하고 있다. 그 동안은 유통망의 한계 때문에 수도권, 경기지역의 일부 매장 이외에는 제품을 들여놓을 수 없었단다. “중소업체가 대기업과 경쟁을 할 때 입점, 진열, 판매를 하는 데서 겪는 불이익이 상당히 많아요. 하지만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있다면,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충분히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면사랑이 대기업과 비교해서 연륜도 짧고 인력도 적지만, 제품 경쟁력만큼은 자신 있다고 말했다.
  
정답은 이미 나와 있다

 

우동, 짜장, 짬뽕, 냉면, 쫄면, 메밀국수, 스파게티, 칼국수 등 면사랑의 제품은 다양하다. 대량생산이 관건이라 중소업체의 수익구조에 잘 맞지 않는 라면을 제외하고는, 유명한 면요리는 모두 선보인 셈이다. 좋은 면제품을 기획하고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묻자, 정대표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해답은 이미 거리의 음식점에 다 나와 있어요. 좋은 면요리 전문점이 정말 많거든요. 우리가 집중하는 부분은,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제품을 사서 집에서 간단하게 조리해도 면 요리 전문점에서 먹는 것 같은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하는데 있어요.” 그는 면사랑의 히트상품들이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일부 면 마니아들이 즐기는 고급스러운 맛을 대중화시켰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면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해 아이디어를 얻고, 일반 슈퍼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간편화하는데 집중한다는 얘기다. 맛의 고급화, 제품의 다양화, 조리의 편리성. 면사랑이 추구하는 상품 개발 목표다. 

 

면으로 통하는 세상

 

   
면사랑 홈페이지(http://www.noodlelovers.com/)에서는 제품 홍보에만 치중하는 보통의 기업 사이트와는 다르게, 소비자들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면요리 레시피’, ‘맛집 커뮤니티’ 등의 코너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면요리 비법과 단골 면 음식점들을 소개한다. 제품 시식 소감 코너에는 ‘다른 곳의 우동은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면사랑의 우동면발은 깔끔해서 좋다’, ‘비빔소스의 맛이 강해서 날씬 누들의 곤약 맛이 덜 느껴져 아쉽다’, ‘부드럽고 상큼한 토마토소스가 스파게티의 맛을 더한다’ 등 소비자들의 예리하고 솔직한 의견이 쏟아진다. 정대표는 “소비자들의 칭찬을 들을 때 보람을 느끼죠. 날카로운 지적을 받을 땐 정신이 번쩍 들고요”라며 소비자들과의 소통에 큰 의미를 뒀다.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는 ‘Mr. 면박사의 면이야기’라는 블로그 형식의 코너다. 각국의 면요리에 대한 소개와 상식 등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처음부터 면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던 것은 아니에요. 면을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폭넓게 정보를 찾다 보니까 재미를 느낀 거죠.” 이 블로그에는 그가 각국의 면요리를 즐기며 느낀 생각들, 문화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면에 관한 다양한 사람들의 글이 모아져 있다. “단순히 면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다채로운 면문화를 소개하고 올바른 면식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면사랑 홈페이지는 하나의 통로 역할을 하는 거죠.” 온라인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지난 6월부터 면사랑은 ‘면사랑, 세계 면요리 교실’을 열어 한국, 일본, 중국과 동남아, 이태리 4개국의 대표 면요리를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면 조리법은 물론 전 세계 면 발상지의 기원과 면 문화 전파 등에 대한 얘기를 수강생과 함께 나눈단다.
         
Mr. 면박사의 인생은 'ing'

 

아직 할일이 많다는 정세장 대표는 면요리를 사랑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면 전문기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성공’의 정의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성공이 꼭 거창한 것만은 아니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만족하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라며 웃는 정세장 대표. 적어도 삼일에 한 번씩은 꼭 면요리를 먹어야 직성이 풀리고, 직접 만든 다양한 면요리를 사람들과 즐기며, 올바른 면식 문화를 꿈꾸는 그는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있는 듯 보였다. Mr. 면박사는 성공의 길을 걷고 있음이 분명하다.

 

2007년 08월 01일
출처 : 듀 블로그 이전했습니다
글쓴이 : DEW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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