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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희정 “천연조미료 나오면 미원(정동영) 미풍(손학규)은 옛날 닭싸움 된다”

천안한화빙그레 2014. 8. 11. 15:16

 

 

안희정
“천연조미료 나오면 미원(정동영)
 미풍(손학규)은 옛날 닭싸움 된다”
“모멸감 어린 자존심에 못 견디겠기에 출마”

 

‘노무현’이 어떤 존재이냐는 질문에 그저 눈시울을 붉힌 사람. 한참 동안의 침묵 끝에 “지금 현재로선 그저 아픔이고 슬픔”이라 답한 사람.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마음의 상처”라 말한 사람. ‘盧의 남자’로 불리는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이다. 그가 오는 충남도지사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지난 12일 <시사창>과의 인터뷰에서 “흔히 선거를 누구와 경쟁한다는 관점에서 보는데 저는 아니다. 상대와 어깨싸움 한다고 결과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며 “(따라서) 이완구 전 충남지사든 누구든 경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심대평 전 대표, 정운찬 총리 같은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 밑에서 총대를 메고 자신의 고향을 부수는 모습이 저를 (선거에) 나오게 했다”며 “모멸감 어린 자존심에 못 견디겠으니까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문제로 상처 입은 충청민의 자존심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러면서 “각 후보자들 간 시대가 직면한 과제를 누가 더 공유하고, 그 시대로부터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는 바를 국민에게 이야기해 선택받느냐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경쟁의 관점이 아닌 시대 물음에 대한 화답이라는 의미다. 이어 “(제게는) 충청도의 역사, 이명박 대통령의 역사, 대한민국 진보진영의 역사가 요구하는 시대적 공감과 소명의식이 있다”며 “충청도의 2인자 노선을 극복하는 것.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못다 이룬 통합과 지역주의 극복, 대한민국은 1명의 대통령이 아닌 247명의 대통령이 합의해 운영돼야 한다는 것, 이런 분권시대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 도전한다”고 강변했다.

 

그는 또 야권의 분열된 서울시장 후보군에 대해 “분명히 말씀드린다. 한명숙 전 총리가 출마하면 유시민 전 장관은 출마 안 한다”고 단정지었다. 이어 “노회찬 대표가 문제”라며 “팔다리를 잘라서라도 내 몫을 챙기겠다는 마음이 국민들 눈앞에서 제어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적 요구와 냉정한 시선이 뒷받침될 때 단일화의 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세종시 정국 관련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 집중되는 시선에 대해서도 “세종시 문제는 299명 국회의원 중 200명 가까이 되는 한나라당에서 이탈표가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당연히 박 전 대표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며 “선수 간에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박 전 대표의 원칙적 태도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복도시와 국가균형발전은 노무현의 공약이 아니라 여야 모두의 공약으로 합의될 때라만 실천 가능하다”며 “17대 때 여야 간 합의했던 정신을 잘 지킨다면 그 부분에 대해 박수 받는 것은 질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동영 의원의 복당으로 당내 권력투쟁이 본격화됐다는 시각에 대해선 “천연조미료가 나오면 미원(정동영) 미풍(손학규)은 옛날 닭싸움이 된다”며 “(그 전까진) 당권투쟁을 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정 의원의 복당이 계파싸움의 시작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려면 진보진영을 통합시켜야 하고 보수세력에 비해 국민들에게 집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자기 전환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 의원의 복당은 큰 변수가 못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분권은 없다”

 

- 충남도지사 선거에 공식 출마 선언했다. 이번 지방선거, 좁게는 충남도지사 선거 의미를 규정한다면.
명실상부한 분권과 지방자치시대로 가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자치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대한민국의 지방자치 현황은 대단히 취약하다. (자치단체장이) 선출직이라는 명찰은 달았지만 실질적으로 중앙권력이나 대통령의 하급관리 역할 밖에 못했다.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중앙정부가 세워놓은 국가사무의 집행기관 성격에 불과했기 때문에 참여와 자치, 자율과 분권 시대를 못 만들었다. 충청도의 경우 이번 선거는 당연히 세종시 문제가 있고, 분권과 독립적인 자기발전의 비전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중간평가의 선거가 될 것이다.

 

- 현 민주당은 너무 호남에 국한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지적이 있는 게 사실이다.
당선 가능성이 없으니 사람이 자꾸 줄어드는데 이를 민주당 책임만으로 볼 수는 없다. 민주당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노력해온 당이다. 노 전 대통령 뒤를 이어 비호남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민주당 깃발을 들고 도전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지금 이대로가 좋기 때문에 지역주의 극복을 원치 않고 있다. 영남표는 호남·충청·강원을 합친 것보다 높다. 그 표에다가 땅값 올려주겠다며 수도권 이기주의를 선동해 일정지분만 가져가면 한나라당은 무조건 집권정당이 된다. 이런 점에 비쳐볼 때 민주당이야말로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가장 큰 이해관계를 갖고 노력하는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저의 충남에서의 도전도 그런 차원에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선거연대를 강조했는데 민주당의 양보 없이 야권연대가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 문제의 핵심 쟁점은 상호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일화하면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단일화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되면 연대를 구사하기란 참으로 힘들다. 단일화하면 효과가 크고, 이길 수 있는 지역이 있다면 민주당 지도부는 그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어떤 지역을 비워둘 수는 없다. 이번에 당헌에 도입하기로 한 시민공천배심원제, 광역·기초의원에 대한 전략공천 권한을 당 지도부가 당무위원들과 당원들로부터 얻어낸 것 등은 연대를 위해 룸(room)을 비워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민주당이 양보할 수 있는 여지를 확대하자는 차원의 노력인 것이다. 연대를 위한 진정성이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한명숙 출마하면 유시민 출마 안 한다”

 

- 서울의 경우 민주당의 유력주자는 한명숙 전 총리다. 여기에 참여당의 유시민 전 장관,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가 야권후보로 포진하고 있다. 과연 단일화가 가능하겠는가.
분명히 말씀드린다. 한명숙 전 총리가 출마하면 유시민 전 장관은 출마 안 한다. 유 전 장관이 그런 식으로 경쟁할 리 없다. 노회찬 대표가 문제인데 상황 봐 가면서 협상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의 요구가 있어야 후보들이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다. 솔로몬 재판처럼 팔다리를 잘라서라도 내 몫을 챙기겠다는 마음이 국민들의 눈앞에서 제어될 수 있어야 한다. 정파적 욕심만 갖고 부딪치는 게 국민에게 사랑받는 길이 아니다. 각자 이익만 챙기려 할 때 국민들로부터 세게 혼날 것이라고 하는 위기감을 느낄 때 단일화가 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입후보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입후보자들의 역사적 안목과 결단이 중요하고, 시민사회와 정당 간 연대와 단일화를 위한 공론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 세종시 문제는 충남도지사 선거와 맥이 닿아 있다. 더불어 이완구 전 지사의 출마여부도 표심을 좌우할 주요변수로 꼽히는데.
우리가 선거를 바라볼 때 흔히 누가 누구와 경쟁한다는 관점에서 보는데 저는 아니다. 제철 음식처럼 각자가 시대 요구에 화답하면 선택되는 것이다. 상대방을 깎거나 상대보다 비교우위를 점해야 자신이 선택된다고 보는 것은 작은 정치다. 기회는 언제든지 온다. 자신의 원칙대로 가면 된다. 5년 뒤에 대통령을 하던, 5년 앞서 하던 그것은 하등의 중요한 얘기가 아니다. 자기가 하겠다는 정치가 무엇인지 분명해야 한다. 상대방과 자꾸 어깨싸움 한다고 결과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강변가요제 20명이 출전하면 서로 경쟁해서 1등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 시대에 맞는 리듬과 가사, 장르가 선택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거는 입후보자 간의 경쟁이 아니다. 각 후보자들 간에 그 시대가 직면한 과제를 누가 더 공유하고, 그 시대로부터 소명의식을 느끼고 있는 바를 국민에게 이야기해 선택받느냐의 문제다. 물론 매번 선택되는 것은 아니다. 랩을 좋아할 때도 통기타를 좋아할 때도 있질 않나. 


그래서 저는 이완구 전 지사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저는 이 전 지사든, 그 누구든 경쟁하지 않는다. 충청도와 대한민국의 역사, 이명박 대통령 집권 2년 반 국민들이 뭘 느끼고 어떤 시대적 전환을 요구하는지에 대해 얘기할 바가 있어 나가는 것이다. 심대평 전 대표, 정운찬 총리 같은 사람들이 이명박 정권 밑에서 총대를 메고 자신의 고향을 부수는 모습이 저를 (선거에) 나오게 했다. 이런 모멸감 어린 자존심에 못 견디겠으니까 나가는 것이다. 충청도의 젊은 사람으로서 이런 모멸감을 제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싫다. 충청의 선배이고 지도자라고 하는 분들이 한 자리씩 차지하기 위해 권력자에게 줄서는 그런 정도의 대열로는 안 된다. 충청도민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

 

- 그렇다면 안희정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되면 대한민국의 표준을 만드는 기업이 세계적 기업이 된다. 충청도의 지도자가 부산·광주에 가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의 지도자를 충청도의 지도자로 뽑는 것이다. 제가 그런 사람이다. 동네에서만 알아주는 사람 뽑으면 안 된다. 동네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표준이 될 만한 이슈와 정치적 역정을 지낸 사람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이런 것 없이 동네에서 연고와 조직만 갖고 정치하는 사람을 뽑으면 안방정치, 지역정치가 된다. 그런 점에서 저야말로 가장 큰 차별성을 지닌 사람이다. 제가 경상남도 양산에 무슨 연고가 있다고 송인배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하면서 (지난 10.28 재보선에서) 선거를 지휘했겠나. 20년 간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해온 민주당원으로서의 영남에서의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광주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석방을 위해 투쟁해온 제 삶의 이력이 있다. 어느 호남의 민주당 당원 못지않게 제가 민주당의 적자라고 이 당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제 삶의 경력이 있다. 그래서 저는 충청도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이다.

 

“박근혜의 원칙적 태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일”

 

- 세종시 정국이 진행되면서 야권의 무력감이 깊어졌다. 여여갈등, 집안싸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첫째, 저는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특별법 원안 약속을 지키라고 원칙 있게 표명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대해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행복도시와 국가균형 발전은 노무현의 공약이 아니라 여야 모두의 공약으로 합의될 때라만 실천 가능하다. 국가보안법은 정형근, 김용갑 전 의원 같은 분들이 폐지의 모든 영광을 안고 갈 때 진정으로 폐지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박 전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원칙을 지켜라. 당신들이 17대 때 여야 간 합의했던 정신을 잘 지킨다면 그 부분에 대해 박수 받는 것은 질투하지 않는다.’ 이것이 페어플레이다. ‘내가 원조니까 박수는 나만 받아야 한다’고 하면 절대로 국가적 의제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저는 박 전 대표의 원칙적인 태도가 국민에게 사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민주당에게 초조해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싶다. 지금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는 하등 중요하지 않다. 세종시 문제는 299명 국회의원 중 200명 가까이 되는 한나라당에서 이탈표가 있느냐 없느냐가 핵심 관건이다. 한나라당에서 어떤 의견이 있는지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입장이 뻔한 민주당을 뭐 하러 취재하겠나. 이미 우리는 행정수도, 행복도시, 균형발전으로써 참여정부 때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당을 뛰어넘어 이 의제를 갖고 싸우는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있다. 그 의원들이 소신을 지키며 사랑과 주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 공학적으로 볼 때 200여 표가 얼마나 분열될지, 지켜질지가 문제인데 당연히 박 전 대표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선수 간에 다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 세종시 문제가 어떻게 귀결될 것 같나.
그걸 어떻게 알겠나. 다만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지금이야말로 입법부가 행정부의 오만을 견제할 때라고 본다. 3권 분립을 시킨 이유가 뭔가. 입법부가 행정부의 오만과 독선, 탈법과 불법에 대해 견제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 저는 여야를 뛰어넘어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권위와 헌법상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길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이에 공감하는) 많은 수의 지방의원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고향에서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실천하라는 말을 듣고 있다. 계파 우두머리의 성향에만 좌지우지되지 말고 당신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지역발전 시키라는 것이다. 그러면 지역발전을 어떻게 시킬 것이냐.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낸 지역균형발전 전략 아니었나. 그 핵심은 충청도에 정부 부처를 두고 10개 혁신도시가 공공부문의 공기업들을 서로 나눠가지는 것 아니었나. 일방적으로 나눠가지는 것도 아니고 경제 광역권별로 경제발전의 전망을 특화시키고 그 지역 특성에 따라 공공기관을 나눠 유치한 것 아니었나. 그 합의에 따라 우리지역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미래비전을 세울 수 있지 않았나. 이런 게 지역발전인데 다 망가뜨리고 무엇으로 지역발전 공약을 하겠다는 것인가. 예산 몇 푼 따다 강당 짓고, 다리 놓는 것을 보고 지역발전이라고 속는 주민들은 이제 없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 지방의원들은 지역균형발전을 폐기시키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견제에 들어가야 한다. 그런 지방의원들의 요구가 오늘날 평탄치 못한 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운명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한다.

 

- 세종시 문제 외에 충청권 표심을 자극할 변수는 무엇인가.
사실 제가 볼 때 세종시 문제는 큰 건은 아니다. 세종시 하나 갖고 선거판이 좌지우지될 것처럼 보지만 이는 상징적 사건일 뿐이란 거다. 이명박 정부 2년 반에 대해 대부분의 주권자들은 실망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 지지율이 왜 이리 높나? 임기 그만두게 할 수 없으니 잘 하라는 격려인 것이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국민들은 기억할 것이고, 저 역시 기억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다. 뭘 기억해야 하나. G20 회의 유치? 일주일 회의 의장하는 게 뭐 그리 중요하다는 것인가. 원전수주? 노무현 전 대통령 때부터 추진해왔던 것, 18억 들여 사인하는 사장 뒤에 앉아 있으려고 갔던 것 아닌가. 그리고 또 뭐가 있나. 충남의 경우 수도권 규제를 완화해서 서산, 아산, 당진 등 완전히 ‘엑스(X) 됐다’는 분위기다. 기업이 안 내려온다. 대부분의 노인종합복지센터와 장애인단체, 다문화가정, 각종 노인 지원 정책 등 이제 세금 없으니까 못해준다. 연간 20조원씩 인심 쓰는 척 대폭 세금을 깎아줬기 때문에 지방재정에 바로 영향을 끼쳤다. 작년 한 해 동안만 해도 빚 없던 충남이 2300억을 빚졌다.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하지만 이 분들은 정말 빚 얻어서 폼 잡고 있는 거다.


이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선택됐던 유일한 이유는 샐러리맨 신화를 이룩한 사람이 서민경제 살려준다니까 그 말도 맞을 것 같아서 뽑아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2년 반 동안 전혀 다른 판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그 평가는 국민들이 해줄 것이다. 잘 하니까 더 안정적으로 힘을 실어주자 하면 한나라당을 찍어줄 것이고, 이 사람들 혼 좀 내고 정신 차리게 해야 한다고 하면 야당을 선택할 것이다. 이번 선거는 그런 선거다. 힘없는 용산 재개발 주민들, 그 사람들에게도 귀책사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죽어야 될 이유는 아니다. 모든 일이 그렇다. 전임 대통령도 죽어나갔다. 논쟁의 시비를 가리는 것과 공권력 때문에 허망하게 죽어나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인데 그냥 죽어나갔지 않느냐. 이 현실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노를 투표장에서 심판하자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나서야 한다. 아무나 나서서 심판해 달라고 하면 해주나. 말할 사람이 해야 심판을 한다. 충청도에선 제가 말할 사람 중에 하나라는 것이고 그래서 제가 나가는 것이다.

 

“미원·미풍 싸움해라. 천연조미료가 나오면 닭싸움 된다”

 

- 당 현안으로 옮겨보겠다. 친노라고 불리는 그룹이 시민주권 형태로, 당내에도, 참여당에도 있다. 통합을 얘기하면서 친노부터 흩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진보진영의 통합정당을 만드는 것이 제 필생의 목표다. 진보진영의 가치를 갖고, 지역주의 벽을 허물고, 노동자·농민·봉급생활자·중산층·진보적 기업가들·분단된 민족국가에서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는 진보진영의 단일한 정당을 만들고 싶다. 보수진영을 욕할 것 없다. 진보진영이 정립되면 보수 진영도 정립된다. 진보진영 자체가 정립이 안 돼 있으니 보수주의도 대략 엉망으로 정당생활을 하면서도 버티는 것이다. 만약 진보진영이 그 가치를 갖고 서 있다면 보수진영이 저 수준 갖고 절대 집권 못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저 무례하고 몰상식한 보수주의 정권의 현실은 진보진영의 분열이 나은 결과다. 그래서 저는 진보진영의 문제를 옥석을 가리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또한 민주당에 참여하는 많은 동지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다. 물론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이 어려웠을 때 돌팔매가 무서워 자리를 비켜선 분도 있지만 이해하려 한다. 무수히 쏟아지는 돌팔매와 총알세례에 국회의원 목이 날아가고,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은 감옥 가고, 더 가까우면 친구 하나 잘못 만나 골프 한번 쳤다고 공직에서 잘렸다. 그러니 죽을 각오를 하지 않는 이상 노 전 대통령 가까이 있기 어려웠던 것이 지난 참여정부 때의 현실 아니었나. 그런 체제에서 사람들의 멀고 가까움이 있었지만 친소의 문제로 동지의 여부를 가리지 않겠다. 그 문제를 갖고 친노가 따로 정립할 필요는 없다. 친노는 절대로 정파의 이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기억하고자 하는 노무현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여야와 진보·보수를 뛰어넘은 노무현으로 기억돼야 한다. 그것을 기념하고, 그 역사를 위해서 우리 모두가 노 전 대통령을 기리는 사람들로 모였으면 한다. 지난 일을 갖고 서로 싸우지 말고 통합했으면 한다. 상대를 원수로 보고 한 하늘 아래 도저히 살 수 없다는 증오를 갖고서는 정치할 수 없다. 다만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사실로 진보와 보수를 할 뿐이다. 물론 보수주의자들이 인간에 대한 가치를 안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은혜를 원수로 갚는 사람도 있지만 원수를 은혜로 갚는 사람도 있다. 역사는 늘 원수를 은혜로 갚는 사람에 의해서 진보한다. 진보진영의 통합된 질서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와 철학은 원수를 은혜로 갚는 것이다.

 

- 정동영 의원도 통합의 대상인가.
우리가 합의해야 하는 일은 정해놓은 규칙에 승복하는 것이지, 친소문제로 정치하는 것은 아니다.

 

- 아직까지 친노와 정동영 의원 간 감정적 골이 깊다는 지적인데.
뉴민주당을 하려면 새로운 주도그룹이 요구된다. 새로운 주도그룹 없이 내용이 바뀌지 않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토니 블레어를 비롯한 영국 노동당 개혁 그룹은 당권을 쥐고 당의 지도력을 접수해 17년 동안 당을 바꿨다. 민주당을 바꾸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새로운 주도그룹이 필요하다. 민주당의 새로운 그룹을 형성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U자 형태의 늪을 지나가야 할 것이다. 친노진영이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주도그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정파적 어깨싸움과 도토리 키 재기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화평주의로 껴안고 밥 사고 술사서 만들어지는 것도 더더욱 아니다. 중간에서 뭔가를 풀어갈 사람이 필요하다. 화룡점정을 할 수 있는 자신의 정체성도 잃지 말아야 하지만 현실적 대세를 형성할 수 있는 세력과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일종의 흐름도 필요하다. 한쪽은 콘텐츠만, 한쪽은 형식만, 한쪽은 몸집만 채워 승부하려 한다. 그런 것을 갖고서는 절대로 주도그룹을 못 만든다. 주도그룹은 영민한 선지자가 나서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최선이 아니더라도 단결할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 차악이라도 단결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정치행위는 세력 싸움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 점에서 정동영 의원, 손학규 전 대표 등 선배그룹과의 문제가 있지만 당을 이끌어갈 젊은 도전 세력들이 모두 분발해야 할 시기다.

 

- 정동영 의원이 복당함에 따라 당내 권력투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연조미료가 나오기 전까진 미원 미풍 싸움이다. 천연조미료가 나오면 미원 미풍은 옛날 닭싸움이 된다. 지금은 그 문제(당권투쟁)를 피할 수가 없다. 경쟁이라는 것은 우리가 평생 떼려야 뗄 수 없다. 우리 마음속에는 우애와 연대, 경쟁과 대립이 모두 존재한다. 패배하면 승복하고, 다음에 승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또 기회가 오는 것이니 조급하게 생각할 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레짐작으로 자신이 양보하면 정치인이 아니다.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있으면 강하게 주장해야 한다. 동원할 수 있는 합법적 권리를 이용하고, 인간적 예의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페어플레이하며 세게 부딪쳐야 한다. 그 결과에 승복하고 승자의 사유권에 대해 구성원으로서 따라주되 승자의 성적이 안 좋으면 또 도전하는 것이다. 그간 고춧가루와 재를 뿌리며 딴죽을 거는 수준이었는데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정동영 의원의 복당이 계파싸움의 시작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민주당이 집권하려면 진보진영을 통합시켜야 하고, 보수세력에 비해 국민들에게 집중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자기 전환해야 한다. 이걸 못하면 집권을 못한다. 그런 점에서 정동영 의원의 복당은 큰 변수가 못된다.

 

- 마지막 질문이다. ‘안희정’에게 있어 ‘노무현’은 무엇인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 현재로선 아픔이고 슬픔이다. 달리 다른 것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돌아가실 때는 잘 느끼질 못했는데… 논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그냥 마음의 상처다. 늘 힘들다.

 

김기성 기자 | kisung0123@sisach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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