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가동 접점 못찾아…15일 3차 회담(종합2보)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 시작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0일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에 앞서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왼쪽)과 북측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악수하고 있다. 2013.7.10
南 "재발방지 분명한 약속·가시적 조치 있어야"
北 "조속히 재가동하자"…'남측 무성의' 비난
(개성=연합뉴스) 공동취재단·홍제성 기자 = 남북한은 10일 개성공단에서 제2차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어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합의문 없이 회의를 마쳤다.
남북은 오는 15일 3차 실무회담을 개성공단에서 추가로 열어 재발방지책과 발전적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2차회담 뒤 브리핑에서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각자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돌아가서 이를 심도 있게 검토한 후 다시 만나기로 하고 회담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우리 측은 재발방지를 위한 북한의 확실한 보장과 구체적 조치를 요구한 반면 북측은 이번 사태의 발생 원인을 우리 측에 돌리면서 조속한 재가동을 요구했다.
서 단장은 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누가 보고 들어와도 이제는 더 이상 절대 일방적으로 통행과 통신을 차단하고 근로자를 철수시키는 일은 없겠구나 하고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면서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안전한 공단이 돼야 하며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서 단장은 브리핑에서 "일방적 가동중단 조치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하고, 재발방지에 대한 분명한 약속과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개성공단에 대해 갖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은 우리 언론 보도내용과 군사훈련 등을 개성공단 중단의 원인으로 돌리면서 "개성공단의 정상가동에 저촉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하라"고 주장했다.
북측은 또 "개성공단의 설비 점검 및 정비를 조속히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가자"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입주기업이 입은 피해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도 이날 거듭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개성공단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기업도 투자하고 입주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단장은 "우리 측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구상에 대해 자세히 북측에 설명했다"면서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수준의 공단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설명했고, 이를 위해 일방적 조치로 문을 닫는 일이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북측은 개성공단 국제화 주장에 대해 6·15공동선언과 '우리민족끼리' 정신 등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서 단장은 "북한이 국제화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특별하게 인상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 중단의 원인으로 '최고 존엄' 비난 등 소위 근본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우리에게도 우리 체제의 최고 존엄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북측의 실명 비난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담 결과와 관련,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실무회담에서 합의서 초안까지 제시하는 적극적 입장을 보였지만 남측이 이를 고의적으로 회피했다면서 "남측의 무성의한 입장과 태도로 하여 결국 회담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나게 되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 대표들은 시설 점검차 이틀로 나눠 개성공단 방문길에 올랐다.
첫날인 이날에는 전기·전자업종 업체 59개사의 관계자와 개성공단관리위원회, KT, 한국전력 등 유관기관 관계자 등 총 96명이 개성공단을 방문한 후 오후 늦게 귀환했다.
11일 오전에는 섬유업체와 영업기업 등 76개업체 76명과 당국자 및 유관기관 관계자 50명 등 총 126명이 차량 93대를 이용, 개성공단을 방문한다.
정부 당국자는 기업인과 관계자들의 방문과 시설의 정비·점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성공단 2차회담 합의문 불발…불씨는 살려>
서호 통일부 지원단장 브리핑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치고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7시간 동안 5차례 접촉, 밤샘 협상없이 종료
北, 南기자단 취재활동에 항의도
(개성=연합뉴스) 공동취재단·김호준 기자 = 남북 대표단은 10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치 못했다.
이에 따라 2차 회담은 뚜렷한 합의문 없이 종료됐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렸지만 회담장의 분위기는 험악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개성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회담에서 남북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7시간 동안 전체회의 2회, 수석대표 접촉 3회 등 총 5회의 접촉을 가졌다.
손잡고 회담장 떠나는 남과 북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친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를 나서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지난 6∼7일 무박2일로 판문점에서 열린 1차 실무회담에서 16시간 동안 12차례 접촉을 가진 것에 비해서는 접촉 횟수는 크게 적었다.
이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양측의 견해차가 크기 때문에 후속 회담을 가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서인지 남북 대표단이 1차 실무회담에선 굳은 표정으로 만났지만 2차 회담에선 만날 때부터 표정이 부드러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회담 뒤 "오는 15일 3차 회담을 하자는 합의는 쉽게 이루어졌다"며 "3차, 4차 회담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 쟁점별 입장차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남북 양측은 10일 개성공단에서 가동중단 상태인 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또다시 마주앉았지만 합의 없이 끝났으나 오는 15일 회담을 다시 개최키로 해 대화의 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다만 남측 공동취재단이 개성공단의 전경과 시설 등을 취재한 것에 대해 북측 대표단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우리 대표단에 항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반응은 개성공단의 인도와 야외휴게실에 잡초가 무성히 자라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모습이 보도되는 것에 대해 북측이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우리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오전회담이 끝난 직후 "회담 이외의 것을 취재하는 것에 대해 북측에서 문제 제기를 했다"며 "회담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기자실하고 화장실만 출입해달라"고 취재진에 요청하기도 했다.
<'공단 정상화' 이견…南 재발방지 후 vs 北 조속히>(종합2보)
회담장 나서는 남과 북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친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를 나서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南, 재발방지 방안 제시 요구…北, 공단 가동 저촉행위 중단 촉구
15일 차기회담 합의·솔직한 대화는 성과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남북 양측은 10일 개성공단에서 가동중단 상태인 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또다시 마주앉았지만 합의 없이 끝났다.
그러나 전체회의 2차례와 수석대표 접촉 3차례를 하면서 남북 양측이 서로 처지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고, 오는 15일 회담을 다시 개최키로 해 대화의 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 공단 재가동 시기 이견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도 공단 재가동 시점에 대한 서로 다른 입장을 재차 노출해 앞으로 조율과정이 주목된다.
북측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설비점검이 이뤄진 만큼 조속히 공단이 재가동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이날 회담 기조발언에서 "개성공단의 설비 점검 및 정비를 조속히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일 판문점 회담에서도 북측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해 조속한 원상복구와 가동할 수 있는 공장부터 운영하자"고 밝혔다.
반면 남측은 공단의 재가동은 재발방지 등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잡고 회담장 떠나는 남과 북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친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를 나서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남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이날 회담에서 "무엇보다 개성공단은 안전한 공단이 돼야 하며 자유로운 기업활동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앞으로 가동중단과 같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책임 있는 조치·재발방지 팽팽히 맞서
정부는 회담에서 북측의 개성공단 통행금지 및 폐쇄, 노동자 철수 등의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서 단장은 "북한 측의 일방적인 공장 가동중단 조지로 입주기업이 입은 피해에 대해 북측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측이 현 상황에 대한 잘못을 인정해야만 재발방지가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런 토대 위에서 남측은 북측에 대해 "이제는 더는 절대 일방적으로 통행과 통신을 차단하고 근로자를 철수시키는 일은 없겠구나 하고 인정할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결자해지 차원에서 북측이 재발방지를 확약하라고 압박한 셈이다.
이에 대해 북측은 개성공단 가동중단 상황의 책임이 남측에 있다는 논리로 맞섰다.
서호 통일부 지원단장 브리핑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치고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박 부총국장이 회담에서 6·15공동선언과 '우리민족끼리' 정신을 언급하면서 "개성공단 정상가동에 저촉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북한은 개성공단의 가동중단이 키 리졸브 등 한미합동군사연습과 북쪽을 자극하는 언론보도, 김관진 국방장관의 인질구출작전 언급에 대한 대응조치라는 입장을 보여왔다.
◇ 발전적 정상화는 의기투합 가능성
남측은 단순히 재발방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성공단의 미래를 위해서는 발전적 정상화 방안을 찾아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서 단장은 회담에서 "개성공단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외국기업도 투자하고 입주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공단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모델로 '개성공단의 국제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북한은 국제화 문제에 반대하는 뜻을 피력하지 않았다.
회담 관계자는 "국제화가 안 된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북측에서 특별하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래픽>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 쟁점별 입장차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남북 양측은 10일 개성공단에서 가동중단 상태인 공단의 정상화를 위해 또다시 마주앉았지만 합의 없이 끝났으나 오는 15일 회담을 다시 개최키로 해 대화의 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오히려 앞으로 논의가 진행되면서 북측은 남북 양측이 합의한 1단계 '100만평 330개 기업 입주계획'조차 이행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개성공단 확장과 기업입주 확대를 하면서 다른 문제들도 논의해 가자는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견해차에도 회담 지속 의미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정상화에 대해 남북 양측의 견해차가 뚜렷하지만, 논의를 계속하고 이달 15일 차기회담에 합의한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남북관계가 냉각돼 불통을 이어가다가 소통의 통로를 찾았고 이것을 이어가는 것 차제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각자 입장을 솔직하고 충분하게 설명했고 돌아가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나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재발방지는 한 번의 회담으로 합의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앞으로 회담을 계속하면서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기로 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호 단장 "남북, 개성공단 유지·발전 공통 인식">
서호 통일부 지원단장 브리핑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치고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北, 국제화 안된다는 얘기 인상적으로 한것은 없어"
(개성=연합뉴스) 공동취재단·김호준 기자 =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10일 "남북은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데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서 단장은 이날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 실무회담이 끝난 직후 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 하더라도 이 문제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차기 회담에서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서 단장과의 일문일답.
--양쪽 입장 접근된 것이 분명치 않다. 오늘 회담에서 접점이 마련됐나.
▲ 우선 남북은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데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다. 다만 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 북측은 설비점검이 끝나는 대로 정상화하자는 입장을 표명했고 우리는 재발 방지와 관련해서 충분하고 확실한 보장이 없다면 재가동된다고 해도 다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회담에서 만나서 논의하기로 했다.
--의견이 접근된 부분이 있나.
▲ 3개월 가동이 중단된 상황에 대해 서로 재가동된다 하더라도 이 문제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차기 회담에서 이 부분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우리 체제에도 최고 존엄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북측이 최고 존엄 모독과 군사훈련 문제를 제기했는데 그런 선상에서 얘기했고, 최고 존엄 모독과 관련해서 귀측(북측)이 최고 존엄 모독을 얘기했지만 우리도 나름대로 최고 존엄이 있다고 설명했다.
브리핑하는 서호 통일부 지원단장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치고 결과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재발방지 문제와 관련해 북측이 수용한 것 전혀 없었나.
▲ 우리는 재가동이 된다고 해도 안전한 장치 없이는 기업의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지적했다. 쟁점은 차후 회담에서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충분하고 확실한 재발방지책이 뭔가.
▲ 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측도 기본적으로 검토를 해야 할 것이고 우리 측도 발전적 정상화에 대해 여러 가지 구상을 다음 회담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
--국제화 구상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 국제화가 안 된다는 얘기를 북측에서 특별하게 인상적으로 한 것은 없다. 개성공단지구법과 북측 관련법에 '국제적 측면에서 다른 나라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조항이 있다.
--6·15 선언에 따른 발전적 정상화에 대한 입장은.
▲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가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고, 북측도 발전적 정상화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잘 알 것이다. 남북은 국제적인 것을 포함해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개성공단기업, 12일부터 공단서 물자반출(종합)
개성공단 한 의류업체 관계자가 금천구 본사에 출근해 공장으로 보낼 원자재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오는 12일부터 개성공단에 들어가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가지고 나온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개성공단관리위원회로부터 물자반출과 관련해 공단방문 출입계획을 제출하라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기전자·기계금속·화학업종은 12∼13일, 섬유·신발·기타업종은 15∼16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다. 방문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방문업체별로 물류기사와 보수인원 등 2∼3명이 들어간다.
기업들은 11일까지 설비점검을 통해 앞으로 공단에서 갖고 나올 물자의 종류와 수량을 결정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주로 납기를 맞추지 못한 완제품과 더 필요가 없어 헐값에 처분할 원·부자재를 가지고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개성공단에 출입하도록 등록된 화물차량 수가 제한돼있어 일부 기업은 화물차량을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재권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완제품은 지금이라도 원청업체에 판매하고 원·부자재는 쓸 수 있는 것은 건져 보관할 예정"이라며 "오늘 일정을 통보받은 기업들이 당장 화물차량을 구하려고 난리"라고 밝혔다.
<개성공단 기업인들 "北 재가동 절실하다는 느낌">(종합)
개성다녀온 입주기업 관계자들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개성공단 후속회담이 진행 중인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입경하고 있다. 2013.7.10
"기계 녹슬고 습기찼으나 예상보다 양호…가동중단 방지 남북합의 필요"
(도라산남북출입사무소=연합뉴스) 김호준 김동현 기자 = 설비점검을 위해 10일 개성공단을 방문한 입주업체들은 이구동성으로 "가동중단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남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기계부품업체를 운영하는 한 기업체 대표는 이날 개성공단 방문 직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취재진과 만나 "재발 방지는 북측을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라며 "이번에 재가동해도 이미 일감이 절반으로 줄게 됐다. 일감이 많아야 노임을 올려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북측은 사태의 원인을 남측이 제공했다고 주장하지만 직접 행동은 북측에서 한 것이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북측 담당자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주기업 대표도 "기업인들은 (오늘 만난) 북쪽 근로자들에게 '재발방지 약속이 없으면 공장을 재가동할 수 없다. 누가 우리에게 일감을 주겠는가. 바이어들도 불안해서 계약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59개 입주업체의 관계자들은 지난 4월 3일 북한이 우리 측 인원의 방문을 일방적으로 통제한 이후 98일 만에 개성공단을 다시 찾았다.
이들은 공장설비를 둘러보고 재가동에 필요한 제반 여건도 점검했다.
기업인들은 생산설비의 상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양호했고 물품도 온전히 보전돼 있었지만 장마로 인해 기계들이 눅눅한 상태였고 녹슨 부분도 많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특히 정밀기기의 센서 부분은 녹이 슬고 습기가 내부까지 스며들어 사실상 재가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여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상당한 보수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의류업체 대표는 "절반 이상의 기계에 녹이 슬어 최소 한 달 동안 5∼6명이 보수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외관상 괜찮아 보이는 기계라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돌려보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섬유·봉제 기업인들은 원단을 비롯한 원부자재가 오랜 기간 환기가 안 되는 상태에서 습기에 노출돼 축축해진 데다 일부 곰팡이가 슬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인들은 공장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곰팡내와 습기가 공장 안에 가득 찬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다행히 공장에는 주재원들이 마지막으로 철수하기 직전 봉인한 상태 그대로 문이 닫혀 있었고 누가 출입한 흔적이 없어 습기에 따른 피해 외에 인위적인 파손이나 손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봉제업체의 한 법인장은 "북한 총국에서도 봉인을 재차 하고 공단 안에 사람을 출입시키지 않았다고 한다"며 "우리가 떠나기 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에서 발행한 봉인용지를 문에 풀로 접착한 게 그대로 붙어 있었다"고 밝혔다.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북쪽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원·부자재와 기계설비를 반출해 나가는 데 대해 신경을 쓰고 우려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소개했다.
다른 기업의 김모 대표도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서 나온 한 담당자는 북측 근로자 5만3천명이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북한이 절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인은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북한의 가동중단 방지 약속과 함께 우리 정부의 5·24 대북제재 해제 조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입주기업의 한 대표는 "정부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말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5·24 조치가 해제돼야 한다"며 "정부가 국제적 기준 등을 얘기하는데 지난 3년 동안 개성공단에 어떤 설비투자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재발방지·거래선 회복 시급">
개성다녀온 입주기업 관계자들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개성공단 후속회담이 진행 중인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입경하고 있다. 2013.7.10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10일 남북이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차 실무회담을 열었지만 입주 기업이 정상화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100일 가까이 내버려둔 설비를 점검하고 원·부자재를 받아 공장을 다시 가동하는 데 시일이 걸리는 데다 '개성공단 사태' 재발을 우려해 떠나는 바이어를 다시 확보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입주 기업이 개성공단에서 완제품을 내오지 못해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은 바이어들이 이미 거래선을 바꾸거나 일감을 줄였기 때문이다.
일부 바이어는 입주 기업에 공장을 동남아 등으로 이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생산 활동이 중단되면서 숙련된 남측 인력이 회사를 떠나 이 인력을 다시 확보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답변하는 김학권 공동비대위원장
(파주=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김학권 공동비대위원장이 10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3.7.10
의류업체 대표 성모 씨는 "모든 바이어가 이미 제3국으로 거래선을 돌렸기 때문에 주문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며 "북측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남북이 서로 양보해서 이 부분을 꼭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비업체 대표 이모 씨도 "바이어가 거의 다 떠났다. 이들을 다시 데려오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일부 바이어는 개성공단 밖에 백업라인을 갖추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북측이 어떠한 보장을 해도 백업라인을 갖추지 않으면 주문을 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의 바람대로 이른 시일 안에 공장을 재가동하고 영업을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북측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지만 남측은 재발 방지 등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앞세우면서 의견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손잡고 회담장 떠나는 남과 북
(개성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10일 오후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남북실무자회의를 마친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를 나서고 있다. 남북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합의문 없이 종료했다. 2013.7.10
정부가 개성공단의 정상화와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개성공단의 국제화 작업도 성공할 수 있을지 물음표다.
이미 입주한 기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북측이 개성공단 폐쇄 등에 대해 재발 방지를 확약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성공단에 투자하고 입주하려는 국내·외 기업을 찾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노무 관리, 통행·통신·통관 등 투자 환경도 지금보다 훨씬 더 개선돼야 입주 기업 이외의 업체가 투자를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개성공단 국제화 문제는 북한과 신뢰를 쌓으면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시론> 개성공단 관련 북측 태도 실망스럽다
(서울=연합뉴스)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한 북측의 태도가 전혀 변한 것이 없다. 남북한이 10일 개성공단에서 가진 제2차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확인된 것이라고는 북측이 공단의 가동중단 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에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것이다. 남북은 이날 회의에서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한채 합의문 없이 회의를 마치고 오는 15일 3차 실무회담을 개성공단에서 추가로 열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측의 무성의한 태도로 볼 때 3차회담을 열어도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날 회담에서 우리측은 재발방지를 위한 북한의 확실한 보장과 구체적 조치를 요구했으나, 북측은 이번 사태의 발생 원인을 우리측에 돌리면서 공단이 조속히 재가동돼야 한다는 말만 거듭했다.
우리 측은 북측에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을 제시하고 북측의 일방적 조치로 입주기업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 표명을 할 것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우리 언론 보도내용과 군사훈련, 이른바 `최고존엄' 모독 등을 개성공단 중단의 원인으로 거론하면서 오히려 우리 측에 "개성공단의 정상가동에 저촉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하라"고 요구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북측의 이런 태도는 앞으로도 언제든 같은 이유로 공단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북측은 또 책임 문제에 대해서도 공단 가동중단의 원인을 우리 측에 돌리면서 입주기업 피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질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북측은 "개성공단의 설비 점검 및 정비를 조속히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가자"고 주장했다. 아무런 재발방지책 없이 공단만 재가동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무성의한 북측의 태도로 회담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나 북측은 우리 측을 비난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담에 대해 "남측의 무성의한 입장과 태도로 하여 결국 회담은 아무런 성과도 없이 끝나게 되였다"고 주장했다.
북측의 태도는 정말 실망스럽다. 북한이 경제 외적인 문제들을 이유로 공단 가동을 중단시키는 일을 당연시한다면 공단은 계속 가동되기 어렵다. 입주기업들은 언제 또다시 북측이 일방적으로 공단 문을 닫을 지 전전긍긍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북측은 공단에서 나오는 달러를 챙기면서도 언제든지 경제 외적인 문제를 트집잡아 공단 가동을 중단시킬 수 있는 상황을 원하고 있다. 개성공단이 가동된 지 10년이 다 되어간다. 북한은 언제까지 공단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할 셈인가. 이제는 공단도 국제적인 기준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 북한측이 임의로 공단 가동 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하는 식의 운영은 곤란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측이 이번 회담에서 공단의 국제화를 제안한 것이다. 공단의 재가동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제는 입주기업들이 가동 중단의 공포 없이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 북측이 3차회담에서는 합리적인 재발방지책과 공단 발전 방안을 내놓고 입주기업들의 피해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기를 기대한다.
"98일간 텅 비었던 개성 공장, 도난 흔적없고 생각보다 양호"
현장 둘러본 기업들 소감
조선일보 개성공동취재단 김기홍 안준호 기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2차 실무회담의 우리 측 대표단 40명은 10일 오전 9시쯤 통관을 마치고 개성공단에 들어섰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개사 중에서 기계·전자·금속업종 59개사 관계자도 동행했다.
공단 내 신호등과 편의점·주유소·기업 사무실 등의 전등은 모두 꺼져 있었다.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보도블록과 야외 휴게소 등에는 잡초가 10~20㎝ 정도 자라 있었고, 북측 노동자 3~4명이 잡초를 뽑고 있었다.
98일만에 열린 개성 길 -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을 태운 차량들이 이날 도라산 출입국 사무소를 지나 개성공단으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98일 만에 개성공단을 방문한 뒤 이날 오후 돌아왔다. /이덕훈 기자
당초 오전 10시에 회담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통신 문제로 오전 10시 35분이 돼서야 첫 전체회의가 열렸다. 간단한 인사말을 나눈 뒤 서호 단장은 "남과 북이 합의하고 준수하는 게 신뢰의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오늘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서 좋은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철수 단장은 "비가 많이 오는데 기업 설비 자재 상황 걱정이 크다"며 '조기 정상화'에 무게를 뒀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오전 전체회의는 25분 만인 낮 12시쯤 끝났다.
오후 회담은 2시부터 2시 40분까지 수석대표 접촉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발전적 정상화'를 주장하는 우리 측과 '조기 정상화'를 주장하는 양측의 입장이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오후 5시 40분 끝났다. 3차 회담은 15일 같은 장소에서 다시 열기로 했다.
개성공단 출입이 중단된 후 98일 만에 현지 공장을 둘러본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공장 상태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공장에 외부인이 침입하거나 원부자재·완제품이 도난당한 흔적이 없었다"면서 "설비·장비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업체도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기업 관계자는 "설비·장비가 외관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실제로 가동해 봐야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북한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낮 12시쯤 공단 내 종합지원센터에 모여 도시락을 먹으며 현장을 둘러본 소감을 주고받았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북측 인사가 '북측 노동자 5만3000명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면서 "북한이 재가동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해 진 뒤 북에 있지 말라"
개성공단 회담 15일 재개
북, 상봉·금강산 회담 제의
정부, 이산상봉만 응하기로
중앙일보 개성=공동취재단, 이영종·김영민 기자
3개월 만에 남측에 공개된 개성공단은 황폐한 유령 도시를 방불케 했다.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방북한 10일. 출입사무소의 시계탑은 시간이 맞지 않았고 공단 내 신호등은 꺼져 있었다. 보도블록엔 10~20㎝ 길이의 잡초가 무성했다. CU 편의점·주유소·사무실은 모두 단전 상태였다.
500억원을 들여 우리 측이 지은 종합지원센터도 마찬가지였다. 냉방 장치가 고장 나 있었고, 구내식당 내 냉장고에는 '사용금지' 딱지와 '봉인' 표지가 붙어 있었다. 북측 관리인 2명이 봉인을 뜯자 냉장고 안에는 마요네즈 등 몇 가지 소스류밖에 없었다. 철수 직전 식자재 부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런 종합지원센터에서 남북은 공단 재가동 방안을 놓고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당국 간 실무회담을 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채 오후 5시44분쯤 협상이 종결됐다. 밤샘 협상이 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7시간여 만에 조기 종료된 셈이다. "해 떨어진 다음에 북한에 머물러 있지 않도록 하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협상 지침이 내려왔기 때문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협상팀의 안전을 위해 심야 협상은 하지 말라는 지시였다. 대신 양측은 이날 마무리 짓지 못한 협상을 15일 같은 장소에서 진행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남측은 북측의 일방적인 공단가동 중단 조치에 따른 재발방지책 등을 강조한 반면 북측은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며 조속한 공단가동을 주장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오전에 30분간 열린 전체회의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누가 봐도 더 이상 일방적으로 통행과 통신을 차단하고 근로자를 철수시키는 일은 없겠구나 하고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가동 중단조치로 입주기업이 본 피해에 대해 북측의 책임 있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북측 단장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개성공단을 정상 가동하는 데 저촉되는 일체의 행위를 중지해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북한이 공단 가동을 중단하면서 명분으로 내세웠던 한·미 합동군사연습 실시 등에 불만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개성공단의 설비 점검·정비를 조속히 끝내고 재가동에 들어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양측은 오후 들어 세 차례 수석대표 단독접촉을 이어가다 결국 오후 5시40분에야 4분간의 전체종결회의를 열고 15일 회담 재개를 합의했다. 회담 관계자는 "단판으로 밤샘 회담을 하기보다 몇 차례가 되더라도 신중히 회담을 진행하라는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히며 여러 차례 추가 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개성공단 중단과 관련해 최고 존엄에 대한 비난 등의 문제를 제기해 우리 측도 우리 체제의 최고 존엄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며 "북한이 의제와 무관한 6·15공동선언 이행과 '우리 민족끼리' 등의 주장도 펼쳤다"고 전했다.
협상이 결렬된 뒤 북한은 판문점 연락관 채널을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 및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위한 별도의 실무회담 개최를 각각 17일과 19일 금강산과 개성에서 열자고 제안했다. 이에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접촉 제안은 수용하되 장소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하자고 수정 제의했다. 다만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에 대해선 개성공단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회담 대표단과 별개로 전기·전자업종 59개사 관계자와 개성공단관리위·한전·KT 관계자 등 모두 96명도 방문했다. 입주기업들은 12일부터 개성공단에 남겨둔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가지고 나오기로 했다.
[北 동시다발 대화 제의] 후속회담 합의문 실패 왜
남 “신뢰 우선” 북 “재가동부터” 입장 ‘팽팽’… 정상화 가시밭길
서울신문 개성공동취재단 이현정 기자
남북이 10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2차 실무회담에서 합의문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합의까지 험난한 여정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실무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남북이 보여준 입장 차가 워낙 뚜렷해 오는 15일 예정된 후속 3차 실무회담에서도 양측 간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측은 전체회의에서 북측에 공단 가동 중단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면서 재발방지에 대한 분명한 약속과 가시적 조치를 촉구했다. 또 개성공단 국제화 방안 등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우리 측 구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의 조속한 재가동을 촉구하면서 우리 측 제안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회의를 포함해 총 5차례의 접촉을 갖는 동안 양측은 개성공단을 유지·발전시켜야 한다는 대(大)원칙 외에 별다른 접점을 찾지 못했다. 7시간 동안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것이다. 여기에다 우리 측은 "북한도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존엄'은 그쪽(북한)에만 있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있다"는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을 북측에 그대로 전하며 강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남북이 최소한의 절충점도 찾지 못했던 것은 인식의 간극 차가 큰 탓도 있지만, 이같이 개성공단 외적인 문제로 강하게 맞붙은 정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정부가 북한과 강대 강으로 맞붙은 데에는 어떤 요구를 해도 곤궁한 처지에 놓인 북측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실무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는데도 이날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한 실무회담을 연달아 제기하며 '대화 공세'를 폈다. 그러나 이것만 갖고 개성공단 실무회담의 전망을 밝게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열린 개성공단 실무회담 첫 만남에서는 남북 수석대표가 서로를 '회담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덕담을 주고받았지만, 이번 만남에서는 서로 "잘 지내셨습니까?"(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 "네네"(박철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등의 간단한 인사말만 주고받았다. 이어진 자리에서도 양측은 개성공단 발전 방안에 대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
서 단장이 "남과 북이 합의를 하고 준수하는 게 신뢰의 첫걸음이다. 오늘 그런 협력 속에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좋은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운을 떼자, 박 부총국장은 "비가 많이 오는데 기업 설비·자재 상황 걱정이 크다"고 조속한 공단 재가동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해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양측 수석대표들은 환담 내내 굳은 표정을 풀지 않는 등 이번 회담은 남북 간 입장 차가 뚜렷한 의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는 만큼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北 동시다발 대화 제의] 南사장·北직원 "한솥밥 식군데" 얼싸안아
98일만에 빗장열린 개성공단
서울신문 임일영 기자
지난 4월 3일 북한이 우리 측 인원의 개성공단 출입을 일방적으로 통제한 지 98일 만인 10일 오전, 우리 측 회담 대표단과 입주기업 관계자,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개성공단은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멈춘 채 고요했다.
공단 내 신호등은 모두 꺼져 있었고 편의점과 주유소, 기업 사무실 등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인도와 야외휴게소 등은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잡초가 무성했다.
개성공단 59개 입주사 기업인 등을 포함한 96명도 설비 점검을 위해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기업인들은 장기간 멈춰 선 기계설비가 궁금한 듯 잰걸음으로 공장을 둘러봤다.
방북 기업인 명단을 북측에 미리 통보했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북측 직장장(종업원 대표) 등이 나와 이들을 맞았다. 한 기업인은 "몇 년 동안 한솥밥을 먹고 지냈기 때문에 너무 반가운 나머지 자연스럽게 서로 껴안게 되더라"고 전했다.
입주기업의 한 관계자는 "북쪽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원·부자재와 기계설비 반출에 신경을 쓰고 우려했다"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소개했다.
다른 기업의 김모 대표도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에서 나온 한 담당자는 북측 근로자 5만 3000명이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북한이 절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육안으로 점검했지만, 설비 등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봉제업체의 한 법인장은 "북한 총국에서 봉인을 재차 하고 공단 안에 사람을 출입시키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우리가 떠나기 전 개성공단관리위에서 발행한 봉인 용지가 그대로 붙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마 탓에 누수가 있었고, 녹슨 기계도 눈에 띈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정밀기기의 센서 부분은 녹이 슬고 습기가 스며들어 공장을 정상 가동하려면 상당한 보수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주방기구 업체 대표는 "업체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재가동을 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재가동 적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인도 "보수관리팀이 와서 길게는 한 달 정도 손상된 부품 등을 교체·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에 대한 생각은 엇갈렸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5월 철수할 때만 해도 완제품 반출이 절실했지만, 지금 보니 거의 쓸모가 없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또 다른 기업인은 "개성공단이 폐쇄된다면 모를까 원·부자재를 반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실무협상] 석달 지났을 뿐인데.. 일부 기계 녹슬고 잡초 무성
국민일보 개성=공동취재단, 남혁상 기자
4월 3일 북한이 우리 측 인원의 개성공단 방문을 일방 통제한 이후 98일 만인 10일 오전 남측 공동취재단이 방문한 개성공단은 인적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장마철을 맞아 비가 계속 내리고 날씨도 어두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겼다.
활기 잃은 개성공단
오전 남북 당국 실무회담이 열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 종합지원센터까지 가는 길에 목격된 개성공단은 활기찼던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공단 내 신호등은 모두 꺼져 있었고 편의점과 주유소, 기업 사무실 등도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공단 내 보도와 야외휴게소 등에는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듯 잡초가 10∼20㎝쯤 자라 있었다. 북측 출입사무소 외부의 시계탑 2개 역시 모두 시간이 맞지 않았다. 종합지원센터 2층의 식당 내 냉장고에는 음식 재료가 없었고 식당 한 곳엔 식재료 상자 등이 방치돼 있었다.
기업인들 "정밀기기 센서 등은 못쓰게 됐다"
대표단과 함께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공단 입주업체 관계자들은 오후 늦게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남측으로 귀환한 뒤 기자들과 만났다. 이들은 당초 우려보다는 괜찮았지만 일부 설비는 녹이 슬거나 습기가 찬 상태였다고 밝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장마철을 맞아 기계들이 눅눅한 상태였고, 녹슨 부분도 보였다"며 "특히 정밀기기의 센서 부분은 거의 못쓰게 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대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습기가 꽉 차 있다는 것"이라며 "이대로 두면 모든 기계가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특히 완제품과 원부자재는 현 시점에서 반출해도 큰 효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체 대표는 "5월 초 철수할 때만 해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완제품도 거의 쓸모없게 됐다"며 "원부자재도 녹슬고 손상이 심해 20%의 가치도 없다"고 했다. 한편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12일부터 개성공단에 들어가 완제품과 원부자재를 가지고 나온다. 전기전자·기계금속·화학업종은 12∼13일, 섬유·신발·기타업종은 15∼16일 개성공단을 방문할 계획이다.
북측, 공장 재가동 절실
업체 대표들은 현지에서 만난 북측 근로자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관계자들이 공장 재가동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제조업체 대표 김모씨는 "북측 관계자가 '노동자 5만3000여명이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재가동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며 "그만큼 북측도 절실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자동차부품 업체 대표 안모씨도 "총국 관계자가 근로자들이 즉시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총국 담당자, 직장장(근로자 대표) 얼굴이 타서 농사를 지었느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고도 말했다.
업체 관계자들은 공장 재가동이 바로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주방기구 업체 대표 김모씨는 "재가동 적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회담 대표단과 함께 공단을 방문한 업체 관계자들은 59개 업체 대표 및 KT·한전 직원 등 96명이다.
[종합]'개성공단 재가동' 남북 입장차 뚜렷..합의문 도출 실패
남북, 15일 개성공단서 3차 실무회담 열기로
【서울=뉴시스】개성공단 공동취재단 강수윤·강세훈 기자 =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0일 이뤄진 남북 당국 간 2차 실무회담에서 공단 재가동 문제를 두고 남북의 입장차가 커 합의문 도출에 실패했다.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사태 재발방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고 요구했고, 북측은 설비점검이 끝나는대로 개성공단을 정상화하자고 주장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35분부터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2차 실무회담을 열고 전체회의 2회, 수석대표 접촉 3회 등 모두 5차례 접촉을 갖고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북측에 공단 재가동에 앞서 입주 기업 피해에 관한 입장 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개성공단 국제화를 요구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 지원단장은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을 국제적인 수준의 공단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을 (북측에) 재차 강조하고 이를 위해 북한의 일방적 조치로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재발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개성공단 중단 원인과 관련, 북측이 최고 존엄 비난 등 근본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우리 측도 우리 체제의 최고 존엄이 있다고 반박했다고 서 단장은 전했다.
북측은 6·15 남북공동선언에 따라 개성공단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며 공단 내 설비점검과 정비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재가동에 들어갈 것을 요구했다.
서 단장은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각자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돌아가서 이를 심도있게 검토한 후 다시 만나기로 하고 회담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남북은 3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15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열어 재논의키로 했다.
남북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35분 부터 11시까지 25분간 전체회의 마친 뒤, 오후 들어 2시부터 40분간 1차 수석대표 접촉, 오후 4시10분부터 20분간 2차 수석대표 접촉, 오후 5시13분 7분간 3차 수석대표 접촉을 가졌다.
이어 오후 5시40분부터 5시44분까지 4분간 오후 전체회의를 갖고, 합의문 없이 회담을 마쳤다.
이번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는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 지원단장을 수석대표로 홍진석, 허진봉 과장이 회담에 참석했고 북측에서는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수석대표로 허용호, 원용희가 실무회담에 나섰다.
개성공단 방문 기업인들 "너무 기뻐 北 종업원과 부둥켜안아"
【파주=뉴시스】표주연 기자 = 97일 만에 개성공단을 다시 찾았다가 돌아온 기업인들이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기업인들은 공단의 기계와 자재 상태가 비교적 잘 보존돼있고, 남측의 경영인들과 북측 종업원들 모두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입을 모았다.
10일 오후 5시 경기 파주시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이날 방북했던 입주 기업인 60명이 전원 복귀했다.
개성공단정상화촉구비상대책위원회 김학권 공동위원장은 "다시 공장에 가니 말할 수 없이 기뻤다"며 "기계보존 상태가 상당히 양호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에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확보되지 않으면 경영활동을 계속할 수 없다"며 "정상적인 경영활동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이 서로 입장이 있겠지만 좋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 2~3주 만 지나도 기계의 부식이나 손상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측 종업원들에게 주려고 콜라 한 박스를 미리 준비해 눈길을 끌었던 맹춘조 DKC 대표이사는 북측 종업원과 만날 수 있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맹 대표이사는 "북측 간부들이 와 있더라. 서로 너무 좋아서 부둥켜안고 말을 잇지 못했다. 콜라를 주니까 그렇게 좋아하고 감동하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맹 대표이사는 "서로가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며 "그들도 언제든지 출근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맹 대표이사는 "이런 사태에 대해 재발방지만 약속하면 바로 재가동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설비의 상태도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점검을 하면 재가동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존이 잘 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입경한 입주기업인 박부성씨도 "편안하다 고향에 다녀온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씨 "점검결과 큰 이상이 없고 재가동에 문제없었다"며 "완전한 재가동은 약간 보완할 부분이 있겠지만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측에서는 회담 대표단, 취재진, 입주기업(전기·전자 업종) 등 136명이 오전 8시30분께 방북했다. 이들 중 입주기업인 60명은 오후 5시에 전원 복귀했다.
[개성공단 재가동합의]재발방지 보장 놓고 견해차..대화지속엔 공감대 형성
개성공단 2차 실무회담 합의문 도출 실패
파이낸셜뉴스 개성공동취재단 조은효 기자
10일 오전부터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시작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2차 남북 실무회담은 양측 모두 쉽게 양보할 수 없는 쟁점인 '재발방지 보장'을 놓고 시작부터 견해차를 보였다.
개성공단 중심부 상봉천 북쪽에 위치한 이번 회담 장소인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엔 먼저 도착한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이 마중을 나와 남측 회담 대표단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넸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이 "잘 지내셨습니까"라고 인사를 건네자 박 부총국장은 다소 부드러운 표정으로 "네, 네"라고 간단히 답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 부총국장의 표정 뒤에 숨겨진 북측의 '깜짝 선물'을 아무도 알지 못했다.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김학권 공동비대위원장이 10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개성공동취재단
오전 10시30분. 회담이 시작되자 양측은 일단 본격적으로 날을 세웠다.
■南-北 회담 시작부터 입장차
우리측 서호 단장은 오전에 열린 1차 전체회의 기조발언에서 지난 1차 실무회담에서 관철하지 못한 북측의 재발방지 보장과 이번 공단 가동 중단사태로 인한 기업 피해에 대해 북측의 책임 있는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서 단장은 "누가 봐도 이제는 더 이상 (북측의) 일방적 통행제한과 통신차단, 근로자를 철수시키는 일은 없겠구나 하고 인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북측 박철수 부총국장은 "개성공단 가동에 저촉되는 일체 행위를 중지하라"면서 "설비 점검이 끝나면 조속히 공단을 재가동하자"고 맞불을 놨다. 시작부터 이번 사태의 책임소재를 놓고 대립을 예고했다. 양측은 오후 5시44분까지 두 차례의 전체회의와 3차례의 수석대표 접촉을 펼쳤지만 이 부분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회담장 분위기는 극히 험악하진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북측은 일방적인 주장보다는 오히려 이번 사태의 원인이 남측의 최고 존엄 모독, 한·미 연합훈련에 있다며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보인다. 또 양측 모두 대화를 지속한다는 데 암묵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됐던 만큼 오는 15일 3차 회담 개최는 쉽게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3차 회담 개최 합의
이번 회담의 포괄적 의제인 개성공단 발전적 정상화에 대해 서 단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에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안전한 공단 △자유로운 기업활동 보장(통신·통행·통관 제한 등 3통 문제 해결)△외국기업 유치를 통한 공단 국제화 등이다. 정부는 이 중 중국·유럽연합(EU) 등 외국기업 유치가 북측의 일방적 조치를 막는 보루가 될 것으로 구상하고 있다. 북측은 이번 회담에서 개성공단 국제화와 관련,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서 단장은 회담 종료 후 기자브리핑에서 "북측이 개성공단 국제화에 대해 안 된다든가 그런 얘기는 특별히 인상적으로 얘기한 건 없다"고 말했다. 북측의 이 같은 태도는 개성공단 국제화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이거나 반대로 당장의 관심이 재가동에 집중돼 있는 만큼 현실감이 떨어지는 의제로 치부해 아예 대응을 안한 것일 수 있다.
■ 北 "금강산·이산가족 회담하자"
개성에서의 회담은 이날 오후 들어 갑작스러운 변수를 맞았다. 북한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공식적으로 우리 측에 금강산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회담을 개최하자고 깜짝 제의를 해온 것이다. 개성회담에만 집중했던 서울은 평양의 돌발 제안을 정리하느라 내부적으로 급박하게 돌아갔다. 정부는 3가지 회담을 동시에 진행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 일단 개성공단 정상화와 함께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 개성공단 3차 회담과 오는 19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이 열리면 남북대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잇단 후속회담 개최를 통해 북측과 대화가 무르익을 경우 차차 고위급 회담으로 격을 올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개성공단, 잡초 쓰레기 넘치는 유령도시
헤럴드경제 신대원 기자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2차 실무회담이 개성공단을 찾은 10일, 활기찼던 개성공단은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있고, 곳곳에 쓰레기가 나딩굴고 있었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상가와 신호등은 불이 꺼져 마치 유령도시를 방불케했다.
개성공단을 방문한 우리측 관계자에 따르면 남북출입국사무소의 북측 사무소 바깥의 로만손 시계탑 2개는 모두 사간이 맞지 않았다. 이 전자시계는 전력공급이 불안정해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관을 거쳐 개성공단까지 가는 도로에는 신호등이 전부 꺼져 있었다. 편의점과 주유소는 물론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사무실은 불이 모두 꺼져 있고, 출입문까지 굳게 잠겨 있었다.
5만 3000명의 북한근로자들로 넘쳐나던 공단내에는 인적마처 끊겨 마치 유령도시같았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개성공단 보도와 양외휴게소 등에는 잡초가 10~20cm쯤 올라와 있는 등 북한측에서도 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이 열리는 종합지원센터 입구 부근에는 북측 노동자 3~4명이 잡초를 뽑고 있었다.
한편 이날 회담은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통신선의 기술적 문제로 10시35분께 시작됐다.
남북은 회담에 임하는 기본 입장을 밝히는 기조발언만을 교환하고 11시께 첫 접촉을 끝냈다. 남북은 계속해서 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은 이 자리에서 "남과 북이 합의를 하고 준수를 하는게 신뢰의 첫걸음"이라며 "오늘 그런 협력 속에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좋은 의견을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북측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은 "비가 많이 오는데 기업들의 설비·자재 상황에 대해 걱정이 크다"고 화답했다.
서 단장은 개성공단으로 출발하기 앞서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입각한 상식과 국제규범에 맞는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야말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남북간의 작은 신뢰가 보다 큰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담은 지난 7일 판문점에서 열린 실무회담에서 가동중단 재발 방지 등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기 위해 개성공단에서 후속회담을 개최한다고 합의한데 따라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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